TALKS

나를 되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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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Wooyeol


BY PESCE

"저는 참가자들이 편안하게 몸을 풀고 비치클린을 할 수 있도록 요가와 준비운동을 돕고 비치클린이 끝난 후 우리가 함께 깨끗하게 만든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을 진행했습니다."

"내 호흡을 천천히 따라가거나 파도를 바라보거나 소리를 들으며 잠시 각자의 고요 속에 잠겨있는 동안, 오늘 우리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여운을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내어 온 참가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우먼스베이스캠프 김지영님


평상시라면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책임과 자연에 부채감을 가지고 청소를 했지만, 해변 청소 전후로 요가를 하고 서핑을 하니 고단함을 압도하는 즐거움이 몸과 마음을 이끌어주었습니다. 해변 청소의 특성상 바닷물을 머금어 무거운 마대를 힘겹게 옮겨야 할 때도 있고, 끊임없이 몸을 숙이고 쭈그려 앉아야 하는데 요가로 미리 몸의 근육을 풀고 시작하니 몸에도 훨씬 무리가 덜 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소를 위해 사용할 마대 위에 몸을 정갈히 하고 앉아 숨을 고르면 도시의 텁텁한 공기로 가득 찼던 폐부가 온통 바다의 거친 바람으로 채워지며 마치 내가 바다와 한 몸이 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나를 가꾸듯이 더 의욕적으로 해변을 청소했던 것 같네요. 자연 친화를 넘어 자연에 녹아드는 과정을 느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동료들과 같이 청소한 깨끗한 해변을 딛으며 서핑 보드를 끌고 바다에 몸을 띄우러 갈 때의 뿌듯함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한편 치워도 다시 잔해들이 해변에 쌓여버린 부분을 보며 다음에 다시 서핑하러 오자는 동료들과의 기약과 바다에 빚진 ‘바다 사용료’를 기꺼이 지불하기 위해 청소를 더 열정적으로 하자는 다짐도 뒤따랐고요. 청소만 하고 돌아가면 내게 남는 건 지친 몸과 책임을 다했다는 뿌듯함입니다. 하지만 요가와 서핑을 함께하니 정말 바다를 애정하던 나 자신도 되찾고 바다, 파도, 바람과 내가 하나 된 충만한 기분까지도 가슴에 넘치도록 끌어안고 돌아가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참여자 이채환님



내가 직접 청소한 해변가에서, 그 해변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아주 뜻깊은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서핑을 하러 백사장을 뚜벅뚜벅 걸어갈 때에는 '우리가 아까 청소 안했으면, 발에 치이는거 엄청 많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요가의 경우 아주 잘 준비된 환경에서 할 수 있었던건 아니지만,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 등 자연 고유의 것들을 바로 앞에 두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평소 잘 쓰지 않았던 오감이 깨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서핑이든 요가든 등산이든, 자연이 있음으로서 즐길 수 있는 활동과 함께 플로깅을 하는 것이 롱런(long run)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 참여자 김슬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