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쓰레기 줍는 사람들이 '담는 봉투'에도 친환경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변청소에 사용할 커피 마대를 구한다는 글이 지난 1일 페셰(pesce)의 공식 SNS에 올라왔다. 새 마대가 아니라 이미 사용한 적 있는 커피 마대를 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페셰는 해변청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최근 플라스틱 마대보다 커피 마대가 더 온전하게 해양쓰레기를 보관한다는 사실을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공개된 실험 영상에서 페셰는 인천 무의도에서 해양쓰레기를 담은 커피 마대와 플라스틱 마대를 똑같이 자연에 두었다. 4개월 뒤 플라스틱 마대는 윗면이 햇빛에 삭아 내용물이 드러났지만, 커피 마대는 나뭇가지로 찔러도 구멍이 나지 않고 멀쩡했다.
왼쪽부터 4개월 동안 해양쓰레기를 보관한 커피 마대와 플라스틱 마대 (사진 페셰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무의도 일부 지역은 지형이 험해 해변청소로 모은 쓰레기를 바로 반출하기 어렵다. 페셰에 따르면 지자체에 신고해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 후에 수거 계획을 실행한다. 그동안 PE나 PP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마대는 풍화작용으로 바스러진다. 기껏 모은 쓰레기는 다시 흐트러지고 마대 자체도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되는 셈이다.
이에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올해 유독 많은 시민들이 무의도 해변청소를 하면서 모은 해양쓰레기 마대를 한꺼번에 반출했다"며 "내년에는 더 자주 반출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물때에 따라 수거 계획이 달라진다"고 상황을 전했다.
페셰 이우열 대표는 커피 마대 실험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 기업에서 플로깅 행사를 위해 자사 로고를 새긴 마대를 제작해 전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것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마대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커피 마대가 떠올랐다"고 17일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우열 대표는 "커피 마대는 황마 줄기로 만든 천연섬유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마대에 비해 강하면서도 자연에 그대로 돌아간다"며 "커피 마대가 내구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싸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마대 (사진 페셰 이우열 대표)/뉴스펭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커피 생두 수입 중량은 2020년 약 15만 톤이다. 70kg짜리 마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에 약 200만 자루가 들어온다. 이 대표는 "이 마대만으로도 매년 많은 양의 쓰레기를 주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커피 마대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단 5분 만에 해변청소에 사용할 커피 마대를 구했다"며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커피 마대를 매월 3000장씩 무료로 나눠주는 업체와 연결돼 계속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해안정화 활동 전체가 커피 마대 같은 자연소재 마대를 재사용하도록 커피 기업들이 로스팅 공장에서 마대의 옆쪽 말고 입구를 뜯어서 보관하고, 그렇게 모은 마대를 해양쓰레기 수거하는 비영리단체로 전달할 수 있게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수거용으로 플라스틱 마대를 새롭게 생산하는 것은 또 다른 쓰레기 산업을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EWS PENGUIN
쓰레기 주울 때 '담는 봉투'까지 고민하는 사람들
NOV 17, 2022
ⓒ PESCE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쓰레기 줍는 사람들이 '담는 봉투'에도 친환경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변청소에 사용할 커피 마대를 구한다는 글이 지난 1일 페셰(pesce)의 공식 SNS에 올라왔다. 새 마대가 아니라 이미 사용한 적 있는 커피 마대를 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페셰는 해변청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최근 플라스틱 마대보다 커피 마대가 더 온전하게 해양쓰레기를 보관한다는 사실을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공개된 실험 영상에서 페셰는 인천 무의도에서 해양쓰레기를 담은 커피 마대와 플라스틱 마대를 똑같이 자연에 두었다. 4개월 뒤 플라스틱 마대는 윗면이 햇빛에 삭아 내용물이 드러났지만, 커피 마대는 나뭇가지로 찔러도 구멍이 나지 않고 멀쩡했다.
왼쪽부터 4개월 동안 해양쓰레기를 보관한 커피 마대와 플라스틱 마대 (사진 페셰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무의도 일부 지역은 지형이 험해 해변청소로 모은 쓰레기를 바로 반출하기 어렵다. 페셰에 따르면 지자체에 신고해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 후에 수거 계획을 실행한다. 그동안 PE나 PP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마대는 풍화작용으로 바스러진다. 기껏 모은 쓰레기는 다시 흐트러지고 마대 자체도 미세플라스틱 쓰레기가 되는 셈이다.
이에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올해 유독 많은 시민들이 무의도 해변청소를 하면서 모은 해양쓰레기 마대를 한꺼번에 반출했다"며 "내년에는 더 자주 반출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물때에 따라 수거 계획이 달라진다"고 상황을 전했다.
페셰 이우열 대표는 커피 마대 실험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 기업에서 플로깅 행사를 위해 자사 로고를 새긴 마대를 제작해 전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것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마대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커피 마대가 떠올랐다"고 17일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이우열 대표는 "커피 마대는 황마 줄기로 만든 천연섬유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마대에 비해 강하면서도 자연에 그대로 돌아간다"며 "커피 마대가 내구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싸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마대 (사진 페셰 이우열 대표)/뉴스펭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커피 생두 수입 중량은 2020년 약 15만 톤이다. 70kg짜리 마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에 약 200만 자루가 들어온다. 이 대표는 "이 마대만으로도 매년 많은 양의 쓰레기를 주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커피 마대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단 5분 만에 해변청소에 사용할 커피 마대를 구했다"며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커피 마대를 매월 3000장씩 무료로 나눠주는 업체와 연결돼 계속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해안정화 활동 전체가 커피 마대 같은 자연소재 마대를 재사용하도록 커피 기업들이 로스팅 공장에서 마대의 옆쪽 말고 입구를 뜯어서 보관하고, 그렇게 모은 마대를 해양쓰레기 수거하는 비영리단체로 전달할 수 있게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수거용으로 플라스틱 마대를 새롭게 생산하는 것은 또 다른 쓰레기 산업을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뉴스펭귄(https://www.newspengu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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